생각보다 높았던 아르헨티나의 벽
메시 봉쇄 실패… 자블라니 변수에 당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월드컵 16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길목에서 24년 만에 다시 만난 아르헨티나의 벽은 역시 높았다. 허정무 감독은 마라도나 감독과 지도자로 다시 만났지만 또 한 번 완패해 울분을 삼켜야만 했다.
17일 오후(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의 대결에서 한국은 곤살로 이과인에게 대회 첫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1-4로 패했다.
한국의 완패였다. 이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 2차전 네덜란드에게 0-5로 패한 이후 가장 많은 골을 내준 경기다. 3골차 패배도 처음이다. 결정적으로 가장 경계를 삼았던 리오넬 메시를 봉쇄하는 데 실패하면서 경기에 졌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우선 가장 우려했던 자블라니가 말썽을 부린 것이 치명적이었다. 전반 16분 박주영이 자책골을 기록한 경우가 바로 그것. 프리킥 상황에서 메시가 올린 센터링이 수비를 보던 박주영의 다리를 맞고 들어가면서 자책골을 내줬다.
착지 지점을 예측할 수 없었던 박주영은 갑자기 떨어지는 자블라니를 걷어낼 겨를도 없이 그대로 골문을 허용하는 통한의 자책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변수가 될 것으로 지적했던 자블라니에 우리가 당하고 만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이 실점은 박지성과 이영표를 제외하고 월드컵 경험이 일천한 나머지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데 큰 지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순간에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박주영은 반드시 만회해야겠다는 부담감을 가져서인지 몸놀림도 무거워 보였다.
두 골을 먼저 내주고도 이청용이 전반 막판 1골을 만회하는 데 성공하면서 살아난 분위기를 후반에 이어가지 못한 것 또한 아쉽다.
특히 후반 12분 염기훈의 결정적인 득점 찬스가 무위로 끝나면서 경기 흐름을 놓친 것이 패인 중 하나가 됐다.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염기훈이 상대 골키퍼와 1대 1 상황이 됐으나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면서 동점에 실패한 것이다.
이후 한국은 수차례 골문을 두드렸지만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빠른 역습에 당했다. 메시가 계속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녔고 이를 막지 못하면서 크게 무너졌다.
후반 31분 메시의 단독 돌파에 이은 슛을 정성룡이 잘 막았으나 리바운드 된 공을 이과인이 골로 연결시켰다. 이때 이과인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심판이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석연치 않은 쐐기골로 추격의 의지가 꺾인 한국은 5분 만에 다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 골을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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